미술전시정보/홍보

5인의 오월

이수정
2026-04-15T07: 1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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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각, 자연 재료로 사유하다. 

 

오늘날 예술 창작에 있어서 돌, 나무, 흙, 철과 같은 전통적 매체가 지닌 의미와 상 징은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은 곧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불러온다. 우 리는 공간, 물질, 촉각성, 사고가 결합된 3차원 조형의 실천을 조각이라 정의한다. 그래서 견 고한 물질이 빠진 동시대의 뉴미디어 미술을 마주할 때, 인간다움의 감각인 촉각적 경험이 부 재함을 동시에 느끼며 예술 향유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한다. 미학자 루시 R. 리파드는 『오버레이』라는 책에서 가치 체계에 대한 불신이 발생할 때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데에서 대안이 발견될 수 있음을 언급한다. 그녀가 발견한 원시적 미 적 감각은 과거의 것이 아니다. 자연과 가까운 인간의 근원적 감각 속에 현재에도 변함없이 작동하는 불변의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인공보다 자연에 가까운 본성을 지니며, 자연의 물질 을 통해 창조된 조형물에 대해 공감한다. 따라서 본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주재료인 돌, 나무, 흙, 철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명쾌하다. 전통 재료들로 만들어진 이들의 작품은 뉴 미디어와 인공지능에 점령당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여전히 자연 친화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이처럼 자연으로부터 온 물질성 위에 구현된 이번 전시의 작품들에서, 우리는 그동안 당연시 되어왔고, 앞으로는 점점 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의 흔적을 발견한다. 작품에서의 흔적은 재료와 작가가 서로 신체적·촉각적 교감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쳐 시간이 쌓여 완성된 작품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리파드가 말한 원시적 미적 감 각을 상기시키는 흔적은 동시대에 넘쳐나는 비물질 작업의 시각적 자극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깊게 자연 재료에서 우러나오는 자연미를 느끼게 한다. 따라서 오늘날 비물질 조각에서 우리 가 느끼는 결핍의 이유를 이 전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이 전시가 비물질 예술 작품과 대치되는 위치에서, 인간다움의 근원을 자극하는 재료적 경험을 통해 조 각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게 하는 지표가 되길 기대한다. 

김주영(파리 1대학 조형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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