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 개인전 《기억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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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EOS 김단 개인전《기억과 공간》
○ 관람 안내
전시 일정: 26.05.18(월) ~ 26.06.06(토)
전시 장소: 인천광역시 계양구 경명대로 1090, 계산메가타운 206호
운영 시간: 10:30am ~ 6:00pm (일요일 휴무)
전시 개요
기억이 남긴 온도
어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선명해집니다. 현실이 사라진 자리에 감정이 남고, 그 감정은 색이 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종용하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쉽게 휘발되고, 상처와 결핍은 삶의 효율을 저해하는 요소로 치부되어 마음 깊은 곳으로 밀려납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마저 건조해진 오늘. 김단 개인전 《기억과 공간》은 ‘기억’이라는 단어를 다시 호명합니다.
이곳에서 기억은 과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상처라는 뿌리에서 시작해, 거친 현실 속에서도 끝내 훼손되지 않을 삶의 가장 깊은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상처를 온전히 지워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는 일. 무의식 한켠에 웅크린 ‘어린 시절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것은 불완전한 자아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작가만의 방식입니다. 속도와 효율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시대에, 상처를 인정하는 태도는 오히려 삶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힘이 됩니다.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빛도 강해진다"는 역설의 미학은, 짙은 어둠을 통과하며 찾아낸 내면의 빛이야말로 우리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토대임을 이야기합니다.
전시는 이 치유의 과정을 몽환적인 화면 속에서 되짚어 봅니다. 다채로운 기둥의 숲과 이끼 낀 바위, 허공에 뜬 섬 사이를 조용히 거니는 하얀 사슴들은 작가 자신의 분신이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이들은 세상의 속도에 맞추어 도망치거나 완전한 치유를 서두르지 않습니다. 그저 상처를 안은 채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향해 묵묵히 걸어갈 뿐입니다.
현실의 색이 지워진 자리에 덧칠된 몽환의 색채들은 차갑게 굳어 있던 현실을 녹여내고, 상처를 온전히 품어내는 내밀한 공간을 화면에 구현합니다.
《기억과 공간》은 속도의 시대에 우리가 상실해 버린 내면의 감각을 복원합니다. 작가가 캔버스 위에 펼쳐낸 기억의 온도와 빛은, 치유가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비롯됨을 증명합니다. 전시는 섣부른 위로를 건네는 대신, 관람객 각자가 자신의 기억 속에 남겨진 상처를 대면하고 그 안의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김단의 화면 속을 거닐며 자신만의 보폭으로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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